Ⅰ. 배경

□ 지난해 12월 28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중국 게임을 포함해 120여개의 게임을 대상으로 판호를 발급함

□ 국내 게임 7종을 포함하여, 총 44종의 외자판호를 발급하였음

ㅇ 특히 이번 판호를 발급받은 국내 게임들은 확률형 비즈니스 모델이 포함된 한국형 모바일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임

□ 이번 판호 발급이 유의미한 이유는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을 가동해 국내 게임들이 외자판호를 발급받지 못하였기 때문임

□ 2017년 이후 약 5년만의 대거 판호 발급으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재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중국 시장은 게임에 대한 규제 수위가 높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도 존재

□ 본 이슈 페이퍼에서는 중국 게임 시장 동향에 대해 알아보고, 중국 게임산업이 역성장하게 된 배경과 중국의 대형 게임사들이 국내 게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게 된 계기 등을 파악하여, 중국 게임산업 사례를 통해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게임 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함

Ⅱ. 중국의 ‘게임 판호’

□ ‘판호’란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발급받아야 하는 서비스 허가권이며, 이 허가권은 중국 미디어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가 발급함

□ 판호는 ‘내자판호’와 ‘외자판호’로 구분되는데, ‘내자판호’는 중국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외자판호’는 중국 외 다른 국가의 게임 개발사가 만든 작품을 중국 내에 서비스할 때 필요함

□ 발급 기준은 선정성·폭력성 등에 대한 국가신문출판서의 자체 심의에 달려 있으며, 판호 발급을 위해서는 APK(안드로이드 프로그램 파일)와 게임 소개서, 수권서, 계약서, 저작권 등을 제출해야 함

□ 중국이 외자판호를 발급한 것은 2021년 7월 이후 약 18개월만이며, 특히 한국 게임 업체가 만든 게임에 판호를 대거 발급한 것은 2017년 2월 이후 약 6년만임

ㅇ 중국 당국은 과거 매월 약 100건의 신규 판호를 발급하였으나, 2017년 사드 배치 갈등으로 본격화된 한한령 이후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을 차단해왔음

Ⅲ. 중국 게임 시장의 동향

□ 중국의 판호 발급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전세계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북미(24.1%)와 유럽(29.1%) 시장 공략을 위해 모바일은 물론 PC와 콘솔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 플랫폼 게임을 선보이고 있음

ㅇ 콘솔 게임의 플랫폼별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은 25.1%로 모바일 게임(45.6%)의 뒤를 잇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국가는 본래 콘솔 게임의 비중이 높은 지역임

□ 그럼에도 국내 게임사가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중국이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임

ㅇ 세계 게임 시장에서 중국의 입지는 상당한데, 중국은 세계 최대 게임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텐센트 등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여 게임을 개발하고 있음

□ 또한, 중국의 글로벌 게임 시장 점유율이 2020년 18.1%에서 2021년 20.4%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PC 게임 시장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모두 점유율(비중) 1위를 차지하고 있음

□ 국내 게임의 주요 수출 국가의 경우에도 중국(34.1%)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남아가 17.0%, 북미와 유럽이 각각 12.6% 순으로 나타나 중국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

ㅇ 플랫폼별로는 PC 게임의 수출 비중이 44.0%, 모바일 게임 수출 비중이 29.2%로 역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

Ⅳ. 과도한 규제로 인한 중국 게임산업의 역성장

□ 그러나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이 지난해 사상 첫 역성장을 기록하였음

□ 중국음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출판업무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중국게임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6월까지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658억 8400만 위안(약 48조원)으로 전년 대비 10.33% 감소하였음

ㅇ 특히, 중국의 게임 이용자 규모는 전년 대비 0.33% 감소하여 6억 6,400만 명에 그쳐 지난해 대비 약 200만명이 줄어들었다고 발표함

ㅇ 보고서에서는 중국 게임 시장의 감소 요인으로 코로나 펜데믹 사태를 꼽으며, 코로나 펜데믹 사태로 인해 게임업체들의 신작 및 연구 개발 작업이 지연되었고, 신규 개발자 채용 및 프로젝트 진행에도 차질이 있었다고 보았음

□ 중국 게임 시장이 어려움을 겪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중국 정부의 ‘과도한 게임 규제 정책’인 것으로 분석됨

ㅇ 중국 정부가 미성년자의 게임 플레이 시간을 일주일에 3시간으로 제한하는 대대적인 ‘미성년자 게임규제 조치’를 발표한 바 있으며, 중국 관영매체는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묘사하기도 하였음

□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 게임사에게도 내자판호를 내주지 않아 중국 게임업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었고, 외자판호를 발급받지 못하는 국내 게임사에까지 규제의 영향이 미치게 된 것임

Ⅴ. 중국 게임의 국내 게임 시장 진출 본격화

□ 지난해 7월, 중국의 대형 게임사인 텐센트가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이사사, 미호요가 정회원으로 가입하였음

ㅇ 중국 정부의 과도한 게임 산업 규제로 인해 내자판호 발급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있음

ㅇ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받지 못하고, 현지 법인 또한 세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최대 게임사를 이사사로 받아들인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음

□ 최근 국내 게임 시장에서 중국의 대형 게임사인 미호요의 <원신>과 <붕괴3rd>, 텐센트의 <천애명월도M>, <백야극광>, 37모바일게임즈의 <히어로즈 테일즈> 등이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음

□ 또한, 중국 게임들이 높은 매출 순위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짐

ㅇ 37모바일게임즈의 <히어로즈 테일즈>가 작년 7월 국내에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음

ㅇ 중국계 개발사 하비(Habby)의 <탕탕특공대>는 작년 10월 기준 누적 매출 7,000만 달러(한화 약 99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 중 한국 매출이 2,000만 달러(한화 약 285억원)로 전체 매출 26.3%에 해당하는 것으로 밝혀짐

Ⅵ. 시사점

□ 사실 이번 중국의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국내 게임사에게 큰 파급력을 주었는지는 의문임

ㅇ 최근 판호를 받은 게임들은 모두 출시된 지 적어도 2년이 지난 게임이 대부분

□ 그럼에도 한국 게임에 판호가 대거 발급되면서 국내 게임들이 중국으로의 재진출을 다시 한번 희망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된 것임

ㅇ 그간 확률형 비즈니스 모델과 외자판호에 대해 특히 엄격한 잣대를 들어 보수적인 경향을 드러냈던 중국 정부가 판호를 내준 것은 게임 산업에 대한 육성 정책을 재개하여 전체 시장 규모를 확대하려는 분석이 있음

□ 한편에서는 중국의 판호 발급 문제 해결과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외교적 협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음

ㅇ 지난해 7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판호 발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지원 정책이 명확하지 않고 허술하다며,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하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음

ㅇ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게임산업을 콘텐츠 수출 주력산업으로 게임을 지목하면서, 세계 3위 게임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음

□ 앞선 중국 게임 시장의 역성장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국내에서도 과도한 규제보다는 건전한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게임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에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음

ㅇ 국내에서는 게임 질병코드 도입과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의무 법제화 등 게임업계를 둘러싼 규제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