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OK: 가장 먼저, 소비자 입장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로젠젠: 일단은 제가 마비노기를 전문적으로 하고, 좋아하니깐 그 쪽 예시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확률 공개가 일단은 단순한 확률 공개도 아니고, 유저들이 돈을 쓰는거잖아요. 이전에 마비노기 트럭시위 이전에 세공이라는 강화형 콘텐츠의 확률 미표기로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 해당 콘텐츠의 최대 레벨이 몇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유저분들이 최대 레벨이 몇인지 알기 위해 직접 현금을 써서 돌려본 다음에, 그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고 했는데, 돈을 썼는데도 만족할만한 수준의 레벨인지 아닌지 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었기 때문에 유저들은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과금을 할 수밖에 없었죠.
현재는 당연히 세공 콘텐츠에 대한 확률 공개가 잘 되고 있습니다. 간담회 이후에 개발진 분들이 유저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또 소통하면서 문제점이 많이 개선되었어요. 또, 강화형 콘텐츠에 대해서도 자율규제를 하고 있다 보니, 확률이 잘 공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개되는 확률을 유저들이 직접 비교해볼 수 있으니, 더욱 활발하게 게임 플레이가 되는 것 같아요.
GSOK: 현재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 시행기준에 따르면, 유료 확률형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이용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하고, 특히 결과물의 개별 구성 비율에 관한 정보의 제공 위치를 ‘구매 화면 등’으로 명확하게 규정하였는데요. 이러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로젠젠: 네, 저는 그러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직접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겠지만, 인게임 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게 중요하거든요. 인게임 내에 확률 정보가 없다면, 최소한 확률이 공개되어 있는 홈페이지에 연결되는 버튼을 설정해두는 것이 유저 입장에서 정보에 접근하는데 더욱 수월할 것 같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정보에 조금 더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버튼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거든요.
게임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면서 하시는 분들은 공략법이나 확률정보를 알아서 잘 찾아보겠지만, 튜토리얼을 그냥 넘어가는 분들이나 게임에 대한 정보를 별도로 찾아보지 않고 플레이하는 유저분들 같은 경우에는 확률 정보를 확인하는게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GSOK: 현재 마비노기 전문 유튜버로 활동하고 계시고, 또 마비노기에 대한 애정이 상당히 깊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비노기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공개에는 만족하시는지요?
로젠젠: 중요한 질문인 것 같습니다. 이전에 비해 정말 많이 개선된 건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현재는 확률 공개는 굉장히 잘 되고 있어서 확률 공개와 관련한 큰 이슈는 더 이상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아직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건 꼼꼼함이에요. 개발진분들도 사람이다 보니, 운영 실수들이 간간이 있기는 합니다. 특히, 확률 같은 경우에는 숫자와 연결되다 보니 다른 것보다 어려움이 더욱 크다는 건 알고 있지만, 유저들이 더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꼼꼼하게 검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GSOK: 현재 저희 GSOK에서는 캡슐형 콘텐츠 이외에도, 유료 아이템이 사용된 강화형 콘텐츠와 합성형 콘텐츠의 경우에도 확률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마비노기 게임에 국한하지 않고, 소비자 관점에서 공개가 필요해 보이는 BM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있으시다면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도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로젠젠: 우선 강화형 콘텐츠도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의 적용 대상으로 보는 건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1차적으로 유료 재화를 통해 유료 확률형 콘텐츠를 구매한 경우 확률을 공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유료 요소와 무료 요소가 결합된 경우에도 공개를 하는 건 좋은 점인 것 같아요.
GSOK: 게임이 오랫동안 서비스하고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게임사와 이용자 간에 어떠한 요소가 가장 중요할까요? 또는 어떠한 요소가 이용자들을 게임에서 떠나게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로젠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발생한 트럭시위만 보더라도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알 수 있을 겁니다. 게임업계에서는 소통이 갈수록 화두가 되고 있어요.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고객센터나 커뮤니티에만 불만을 제기하고 말았다면, 이제는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이러한 유저들의 반발은 결국 소통의 부재가 큰 이유였죠.
마비노기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에 대한 유저들의 여론이 바뀐 건 개발진들이 이용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신뢰를 쌓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비노기 개발진은 물론 가장 유명한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디렉터님, 던전앤파이터와 블루아카이브 디렉터분들이 이용자들과 직접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이용자를 게임에서 떠나게 하는 것도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소통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사가 유저들과 소통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경우에 이용자들이 떠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최근에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일이 마비노기 게임의 패치에 오류가 있던 적이 있는데, 이전에는 유저들이 오류를 발견하면 그 즉시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일단 기다려요. 수많은 사람들이 디렉터님만 믿고 기다리는 거예요. 보통 오후 3시에 패치가 끝난다고 하면, 문제 발생을 인지한 후 3시간 이내에 공지를 내거나 패치 철회를 하는 등 곧바로 피드백이 옵니다.
이전이라면 개발진이 어떠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커뮤니티나 카페에 부정적인 언행들이 많았다면, 현재는 개발진을 믿고 기다리겠다는 여론이 대다수예요. 마비노기에서 다중 클라이언트를 차단했는데도, 동시 접속자 수가 2배 이상 늘어난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GSOK: 마비노기 트럭시위 사태는 개발진과 유저들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게 불과 작년인데, 어떻게 1년 반 만에 개발진을 기다리고 신뢰하는 수준으로 바뀌게 된 것인가요?
로젠젠: 사실 초반에는 저도 긴가민가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가장 큰 이유는 개발진분들의 노력이더라구요. 소통 방송도 자주 켜고, 무엇보다 공지사항을 통해 유저들과 빠르게 소통하고 피드백하려는 노력이 보이죠. 유저들이 문제 제기를 하면 개발진은 곧바로 체크해서 해당 부분을 수정하고, 개발자 노트를 공개해 기획 의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로드맵이라고 해서 상·하반기 계획을 반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데, 어떻게 보면 개발진 측에서 비밀로 할 수도 있는 사항이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감명 깊었습니다. 유저 입장에서 로드맵을 보면서 기대감을 가지고 게임플레이를 지속할 수 있고, 심지어는 패치에 오류가 있더라도 원하는 패치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마음이 생기거든요. 미래가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하하)
GSOK: 마지막으로, 게임이 오랫동안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확률 공개가 얼마나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로젠젠: 절반 정도로 생각합니다. 절반은 확률 공개이고, 나머지 절반은 개발진과 유저 간의 소통 문제 크게 두 가지가 가장 큰 요소인 것 같아요. 신뢰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GSOK: 오늘 긴 시간 동안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로젠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