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최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covid-19 시대 비대면, 재택근무를 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네이버, 직방 등 몇몇 앞서가는 기업들이 메타버스로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을 하거나, 업무를 진행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 간, 기업 간 미래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중심에 2D SNS 시대에서 3D 메타버스 중심 커뮤니케이션 시대로의 전환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세계 내에서의 가상재화의 제작 및 거래와 그에 따른 가치의 발생에 대해서도 비상한 관심이 형성되고, 메타버스 관련 주식은 투자 유망 주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메타버스에서의 가치 창출과 가상재화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것은 게임산업의 발전 측면에서도 매우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본 고에서는 메타버스 내에서의 가상재화의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의 의의와 미래 진화 방향에 대하여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메타버스의 개념과 비즈니스

가. 메타버스의 개념과 역사

메타버스란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2003년 린든 랩(Linden Lab)이 출시한 3차원 가상현실 기반 ‘세컨드 라이프 (Second Life)’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메타버스가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세컨드 라이프에 대하여 많은 게임전문가들은 게임과 같은 목적이 없는 상태에서 가상세계에 살아가는 것만으로 만족을 얻을 수 없을 것으로 보았고,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3D 삶의 구현은 한계를 보였다. 그러다 초고속, 초연결, 초 저 지연 5G에 의한 기술 성장과 covid-19 팬데믹 상황이 결합되어, 충족되지 않는 오프라인에서의 인터액션에 대한 갈망과 사람들이 강제로 익숙해지게 된 비대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습관이 만나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의 대안으로 성장하게 되었으며, 상업적으로는 2021년 3월 16일 미국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Roblox)’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과 동시에 흥행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나. 메타버스 비즈니스 현황

해외에서 가장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는 로블록스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준 1억 이상의 다운로드가 되었고, 어린이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있다. 2016년에는 오큘러스 리프트용 로블록스 VR을 출시하였고, 출시 당시 천만 개 이상의 게임이 3D로 제공되었다. 로블록스는 다양한 게임을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게임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을 모바일 또는 PC에 설치하면 5,500만 개가 넘는 게임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고, 각각의 게임을 다운받아 설치해야 하는 기존 게임 플랫폼과 차별화된다. 대부분의 게임이 레고처럼 생긴 아바타를 3차원 입체 가상세계에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기존 게임과 비교할 때 조금 조잡한 그래픽과 단순한 게임 구성을 갖고 있다. 유저는 주어지는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다른 유저들과의 거래를 통해 ‘입양하세요!’의 화폐인 벅스를 모을 수 있고, 모은 벅스로는 다른 유저들에게 펫을 구입하거나 집을 꾸미는 장식들을 구입하는 등 전반적인 콘텐츠들을 즐길 수 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막아 놓았기 때문에 국내 유저들은 벅스가 아닌 선물을 통해 아이템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제페토로 대표되는 메타버스 비즈니스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ZEPETO는 네이버의 자회사 SNOW에서 출시한 3D 아바타 제작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진을 찍거나 휴대폰 내 저장된 사진을 불러오면 자동으로 가상의 캐릭터인 제페토가 생성된다. 외형은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으며 제페토를 생성하며 부여되는 코드로 팔로우도 가능하다. 게임에서 퀘스트 성공을 기반으로 자금 (젬, 코인)을 창출하고 본인의 캐릭터를 꾸미는 게임으로 제페토에서 제작한 아이템들을 일부는 코인으로 살 수 있지만, 이용자가 제작한 아이템들은 오직 젬으로만 살 수 있다. 하루에 3번 퀘스트를 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매번 100원~400원씩 랜덤으로 자금이 지급된다. 퀘스트는 다른 제페토(캐릭터) 구경하기, 좋아요. 누르기, 내 머리 색 바꿔 보기, 광고 보기 등 난이도가 낮은 실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와 같은 방법을 통해 모은 자금을 기반으로 사용자는 캐릭터를 꾸미기 위해 옷, 얼굴, 액세서리 등을 구매하거나 방을 꾸미고, 캐릭터의 제스처도 구매가 가능하다. 현재 광고를 통해 많은 연예인, 인플루언서, 브랜드들과 협업하여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최근 YG엔터테인먼트, 빅히트 등의 투자유치를 통해 단순하게 아바타 SNS가 아닌 ‘가상현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 성장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림 2와 같이 제페토 아바타로 만든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7,200만 뷰를 기록했으며, 제페토의 가상현실 공간에서 진행된 팬 사인회는 8일간 3,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MZ세대의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유명브랜드들의 메타버스 마케팅도 활발해지는 추세이며 제페토에는 구찌, 나이키, 컨버스, 디즈니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잇달아 입점하였다. 대표적인 협업 예시로써 구찌와 제페토 케이스가 있으며, 구찌 버추얼 컬렉션은 제페토에서 일부 선공개가 되자마자 제페토 내부에서 구찌 IP를 활용한 2차 콘텐츠는 열흘 만에 40만 개 이상 생성되고 조회 수는 300만 건을 훌쩍 넘겼다. 제페토 아이템은 제페토 자체생산, 브랜드 콜라보, 크리에이터 생산 총 3가지로 나뉘며 브랜드 콜라보 제품은 제페토의 마케팅 수익과 연계되어 수익 창출 능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제페토에 KB 국민은행의 디지털 지점을 오픈해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스킨십을 강화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KB국민은행의 광고모델 방탄소년단이 직원으로 일하는 지점을 제페토에 오픈하여, 주 이용자인 MZ세대에게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미래 고객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제페토는 현재 로블록스와 대비하여 게임 기능이 부족한 부분인데, 현재 SNOW가 이 기능을 탑재하기 위하여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메타버스 내에서 가상재화의 가치와 진화방향

수년 전 린든랩의 세컨라이프에서 유저들에 의해 디자인된 부동산, 패션 등의 유통이 화제가 되고, 가상재화 수입만으로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하지만, 게임업계 전문가들의 이야기처럼 레벨 상승 같은 목표가 없는 제2의 ‘인생’(라이프)의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다시 시간이 흘러, 5G 시대 IT 기술과 covid-19 시대 비대면 라이프에 익숙해진 유저들은 익숙하지 않았던 제2의 인생이 아니라 생활의 연장으로서, 비대면 방식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메타버스를 보다 자연스럽고 거부반응 없이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상세계에서의 재화의 가치가 그 의미와 가치를 증폭시키기 시작했다.

특히 메타버스의 가상재화의 가치는 보다 다양한 형태로 가치를 인정 받기 시작했다. 첫째, 세컨라이프에서와 같이, 부동산 개발, 패션, 아이템의 형태 이외에 제페토와 같이 제스처의 형태도 가상재화로 거래가 되고 있다. 메타버스 게임인 ‘디센트럴랜드’에서 기본 토지 거래단위가 8만달러까지 거래되는 등 그 가치는 현실세계의 재화 가치로 환산 가능하고 큰 규모로 발전하고 있다. 둘째, 제페토의 브랜드 콜라보의 예처럼 기존 세계의 구찌와 같은 브랜드 아이템의 가치가 메타버스 세계로 확산되는 예도 볼 수 있다. 셋째, 로블록스 내 개발환경에서 유저가 구현한 게임의 예처럼 내부에서의 서비스가 구매되고 거래되는 것도 새로운 형태의 재화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암호화폐 등 기존 디지털 자산 거래소가 메타버스 안으로 들어와 거래소를 차리고 재화를 거래하는 형태의 재화가치도 인정되고 거래가 되고 있다.

목표가 없어 곧 흥미를 잃을 것이라고 게임전문가들에게 비판 받았던 세컨라이프 같은 형태의 과거 메타버스가 현실 커뮤니케이션의 다른 채널로 사용되고, 사이버 세계의 생활 자체가 진정한 제2의 삶으로 익숙해지고 자리잡게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의 가상 재화가 현실 속 실물 재화 같은 의미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심시티, 마인크래프트와 같이 그 공간에서 살아가고 공간을 만드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되는 게임, 가상 재화(또는 인프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게임이 등장하는 것은 메타버스가 자리잡고 받아들여 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삶을 어떻게 개선시킬 수 있게 공헌하느냐에 따라 그 재화의 가치(Value)는 효용가치로서 평가 받게 될 것이다. 물론 구성하는 실제 원료가 없으므로 현실세계에서 재화에 영향을 주는 재료는 고려되지 않는 순수한 효용가치만으로의 평가의 의미로 현실세계 디지털 정보재화와 유사할 것이다.

또한, 이 가치는 메타버스를 소유하는 기업이 만드는 가치가 아니라 UCC (User Created Contents) 가치를 의미하며, 이 효용을 창출하도록 유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끌어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에 메타버스 플랫폼, 게임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제페토, SKT의 이프랜드 등 국내 플랫폼들도 단순히 아이디어 수준에서의 오픈 네트워크이 아닌 진정한 오픈 네트워크이고, 혁신이 유저에게서 이뤄질 수 있도록 그 운영 원칙이 철저히 지켜져야만 과거 싸이월드의 실패와 같은 실패를 다시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4. 결언

키아누 리브스가 나왔던 명작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왔던 인간이 진짜 사는 세상에 대한 기억조차 잊은 채 가상의 세계에 살게 되는 세상은 메타버스의 과장된 한 예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의 상당 부분이 메타버스 공간 속에서의 삶으로 옮겨가게 되고, 그것은 좋은 의미에서 시간, 공간의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소통과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다. 생활의 일부가 된 세계 안에서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가상재산은 생활상 효용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 단지, 현실 세계와 대비하여 물질적 원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유저의 효용에 의해 판단되는 가치는 현실세계의 정보재의 성격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Varian & Shapiro, 1998).

가상재화는 위에서 상술된 바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고, 생성되고 가치가 인정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개인 및 기업들은 이에 대한 고루한 기존의 현물, 현실 중심의 사고를 버리고, 전향적인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개방적 사고를 가져야할 것이다. 또한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고려할 때 네트워크 효과에 의한 일부 플랫폼에의 집중 현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며, 그 자산가치는 소속 메타버스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과 그 내부 가치의 안정성, 그 플랫폼의 관리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BlueStacks. (2020). 로블록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드! 입양하세요!를 PC에서 만나봐요!. Retrieved from https://www.bluestacks.com/ko/blog/game-guides/roblox/rl-mod-guide-ko.html

ChosunBiz(2021). 조잡하고 단순한데 끌리네”…시총 42조 로블록스, ‘초통령 게임’ 된 비결 3가지. Retrieved from.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4/02/2021040202145.html

Varian, H. and Shapiro, C. (1998) Information Rules. Harvard Press.

ITChosun(2021). “가상세계는 가상자산과 찰떡궁합” 가상자산 업계 ‘메타버스’ 눈독. Retrieved from.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3/26/2021032602858.html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2021). KB지식비타민_지금은 메타버스에 올라탈 시간

디자인프레스(2021). 전 세계 2억 명이 사용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제페토(1).

Retrieved from. https://blog.naver.com/designpress2016/222271032351

매일경제(2021). ‘2억명 메타버스’ 네이버 제페토, 한국판 로블록스 만든다

Retrieved from.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1/06/553710/